메가박스에서『천군』을 보다.
오늘의 소사는 두가지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째는 실로 10년 만에 남자 셋이 주르륵 앉아 청승맞게 영화를 봤다는 것.(여자끼리 영화를 보는 건 별로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데 왠지 남자끼리 영화를 보는 건 별로 아름답지 못한 것 같다.) 둘째는 푹푹찌는 여름 낮시간에 봤다는 것. 낮시간에 영화를 본 것 자체가 까마득하다. 어쨋든 극장 안이 집보다 시원해서 좋더라.
현재에서 건너간 군인들이 이순신을 돕는다는 컨셉의『천군』은 그냥 그렇고 그런 일회성 영화였다.
유행에 편승해 이순신을 소재로 시간여행까지 곁들인 것까지는 높이 평가해 줄 구석도 분명 있었는데, 역사코미디 주제에 이건 역사극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고 방향을 못잡고 갈팡질팡.
특히 주연들의 연기가 얼마나 허접한지 보는 내내 낯뜨거워서 혼났다. 특히 박중훈보다 씬이 더 많았던 황정민은 신현준 빰치는 3류 연기를 열연했고, 연기가 좀 된다고 하는 공효진도 어색한 말투와 연기로 싸가지없는, 철없는 아가씨역할 아니면 안되는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출연했던 영화마다 젤로 연기 못한단 생각을 들게하던 김승우가 가장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가 어땠는지는 짐작하고 남음이 있으리라.
돈깨나 들인 흔적이 역력한 전투씬이나 CG는 의외로 상당한 수준이어서 내심 즐거웠으나 꽤 괜찮은 컨셉이 무색한 클리셰 투성이 시나리오때문에 힘이 빠져버렸다. 특히 혜성의 접근으로 시공간에 구멍이 뚫려 시간여행을 하게된다는 설정과 애국심을 억지로 고취시키려는 얼빠진 대사들은 이 영화의 백미였다. =ㅂ=)b
어쨋든 오늘도 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