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이건 아니고.
내가 주문하는 그대로, 마음에 쏙들게 머리를 만져주는 미용사를 만나는 건 마컴 씨가 밴스보다 먼저 진상을 꿰둟어보는 것만큼 힘든 일입니다. 어찌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안되는지...허긴, 돼지털인지 사람 머리카락인지 구별하기 힘든 머리결 상태와 타고난 생긴꼴을 전혀 고려치 않는 실현불가능한 주문을 요구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 거에요. 여러 미용실과 수많은 업계종사자들을 전전했지만 이심전심이 이루어졌던 경우는 단 한번이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E모 대학 근처에 있던 이철 헤어XX라는 곳에 꽁지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강산에와 흡사한 외모를 가진 형이 한 분 있었습니다. 친절한 것은 기본이고 어찌나 맘먹은 그대로 머리를 해주었던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고향으로 내려가 자기이름의 샵을 냈다는 소식과 함께 그 분은 떠나버렸고 그 이후론 그때와 같은 이심전심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원하는 스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성격과 표현력 부족이 그 원인일지도요.
어제도 원래의 계획:
"전체적으로 약간 짧은 느낌으로 가면서 앞머리와 위는 너무 짧은 느낌이 나지 않는, 아! 다니엘 헤니 삘의 스타일이면 좋겠고, 물론 그 친구는 원체 멋지고 약간 곱슬인데다 내 머리는 한국인 특유의 뻣뻣함이 묻어나니 똑같이 나오길 바라는 건 아니고, 그냥 왁스로 쓱쓱 올리고 다니기 편한 머리를 원하는데...도시적이고 세련되면서도 뭐랄까..엘리트 분위기가 은근 묻어나는...어려보이면 금상첨환데, 그냥 무난하면서도 쉬크하고 멋스런 스타일이면 될 것 같다."현실에선,
짧게요...
사진은 살짝 가려둡니다. 안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