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불가능-샘 호손 선생의 여러가지 사건』-에드워드 D. 호크 mystery edition

Edward D. Hoch, Diagnosis: Impossible (1996)

원래 그리 열심히 책을 보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꾸준히, 그리고 짬짬히는 보는 편입니다. 매일 30분-1시간은 책을 붙잡거든요. 최근엔 근 넉달정도 책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맘 편히 보지 못했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이겠군요. 무얼 좀 하느라 맘에 여유가 없어서 장편은 언감생심 손도 못댔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장편이 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습관이 무서운지라 양심을 속여가며, 불안감을 애써 외면하며 단편들에 몰래 찔끔찔끔 손댔습니다. 중간중간 놀면서 10분, 잠들기 전 10분. 뭐 이렇게 말이죠. 요렇게 읽은것도 나중에 서너달치를 합쳐보니 웬만한 장편 한두권 분량은 되겠더군요.(결국 볼 거 다 본거죠.orz)

어쨋든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때 저를 위로해준 분은 다름아닌 에드워드 옹이었습니다. 읽은 단편의 80%가 에드 옹의 단편이었거든요. 그 중에 대다수는 레오폴드 경감, 벤 스노우, 샘 호손 시리즈였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두세개 정도의 시리즈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고르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마플 할머니도 좋지만 역시 Poirot가 더 좋고 (그 분 보다 실은 헤이스팅스를 더 좋아합니다.) 버니보단 스커더가 더 좋고 크리브보단 다이아몬드 총경이 더 좋으며 홈즈보단 왓슨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호크 옹의 무수한 캐릭터들 앞에선 확언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A를 보고있으면 A가 너무 좋다가도 B를 잡으면 B야말로 최고의 캐릭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건 에드 옹이 그만큼 글을 잘 쓴다는 뜻일까요? 암튼 샘 호손도 무척이나 애지중지하는 캐릭터 중에 하나입니다.

처음 시리즈를 시작할 때 샘 호손은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 & 잠겨있는 방을 소재로 하는 단편의 전문 모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그 전통을 이어오곤 있지만 호손 말고라도 에드 옹의 다른 주인공들도 너무나 많은 불가능 & 잠겨있는 방과 맞닥뜨리게 되서 특별히 차별화된다는 느낌은 덜 합니다. 그래도 역시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의 전문은 샘 호손 박사겠지요. 책 속에선 본인도 불가능 범죄는 본인이 전문이란 소리를 심심찮게 해댑니다.=..=

미스터리 소설의 세계에선 수많은 마을이 등장합니다. 악으로 가득차 보이는 마을들도 정말 많습니다. 작아보이는 공간에 어찌도 그리 많은 범죄가 벌어지는지...시리즈 소설의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해가 가지않는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이미 알고있는 곳의 등장이 반가운 맘이 더 클 것 같습니다. 호손 박사가 개업하고 있는 노스몬트라는 곳도 마찬가집니다. 매년 두세건의 범죄가 그것도 불가능, 밀실범죄만 줄창 벌어집니다. 게다가 마을에선 호손 박사가 그런 범죄의 전문가란 소문이 파다한데 말이죠. 우리 범인 친구들은 Poirot앞에서 살인을 저지르듯, 세인트 메리 미드에 들어가 범죄를 저지르듯 승산없는 게임임을 모른 채 호손 박사 앞에서 불가능한 범죄를 계속 벌입니다.

이런 소재의 작품들이 보통 그렇듯 샘 호손의 사건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러티를 유지하면서도) 기발한 것이 있는 반면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호크 옹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공통된 점이 하나 있으니 전에도 포스팅 한 것처럼 모든 작품이 유쾌, 상쾌, 통쾌하다는 것이죠. 읽은 후에 즐거웠다, 재밌었다란 기분을 언제나 느끼게 해주는 것이 제게는 호크 옹의 글인것 같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호크 옹의 단편집이 소개되지 않고 있지만 많은 걸작선에 에드 옹의 작품이 실려 있으니 더 알려지고 새로운 단편이 소개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한편 한편 자세한 얘기를 끄적였으면 좋겠지만 자세한 내용은 저보다 먼저 이 책을 보신 hansang님의 글을 링크하는 걸로 대신해야 겠습니다. 무려 번역해 놓으신 글도 있으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관련글_한상님의『샘호손의 사건부』



유난히 글이 중구난방인 이유는 알콜포스팅이기 때문입니다. :-)

덧글

  • hansang 2006/01/24 07:53 # 답글

    재미있게 읽은 책이죠. 말씀하신 단점은 연재 단편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지만요.^^
  • marlowe 2006/01/25 10:19 # 답글

    저는 머리가 아플 때는 추리소설을 못 읽겠어요.
    사진의 그림은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에게 [스크림]을 연출하라고 협박하는 것 같군요. ^^
  • poirot 2006/01/27 13:30 # 답글

    저는 머리 아플때 더 열심히 읽습니다. 얼른 잠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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